북촌 <달집>에서의 하룻밤

One Night Stay at <Dalzip>
그 날, 삼청동의 운치

유난히 맑았던 12월의 어느 날,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을 찾았다. 한때 서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네였던 삼청동. 지금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상점들도 한참 줄었지만,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켜온 곳들에는 여전히 그 때 그 운치가 남아있었다.


쉿! 조용히 해주세요

오늘의 목표, 한옥 스테이 <달집>으로 가려면 한옥마을 사이로 난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 한옥마을은 관광지가 아닌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는 거주지. 때문에 거리에서 너무 시끄럽게 떠들거나 마구 사진을 찍는 것은 금물이다.

words. Gaeun Kim

photography. Gaeun Kim

소담한 공간 ‘달집’

조심스럽게 대문을 열고 들어선 달집은 생각보다 작고 아담했다. 지붕의 곡선과 창살의 직선이 빚어내는 한옥의 아름다움. 신발을 벗고 오르는 디딤돌의 온도, 마루의 나무가 삐걱대는 소리까지 모든 게 신선하게 느껴졌다. 파란 하늘 아래 소란한 분위기마저 사랑스러웠던 공간.


달집/Dalzip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1길 78-3

78-3, Bukchon-ro 11-gil, Jongno-gu, Seoul

070-4201-5882

연중무휴/open everyday

07:00-24:00


*2019년 5월 운영을 종료하였습니다.

한옥에서의 하룻밤

해가 지고 밤이 되자 공기가 달라졌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숨어 들어 온 것처럼 고요하고 어둑해진 분위기. 시끄러운 음악을 트는 대신 소곤소곤 대화를 하고, 습관적으로 넷플릭스를 켜는 대신 하늘의 별을 한 번 더 올려보게 되는 그런 밤이었다.


따뜻한 온돌방에 깔린 푹신한 요, 그 위에 알록달록 조각보 이불을 덮고 누우면 여기가 바로 천국이어라. 긴 밤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책 한 권과 귤 한 바구니가 있으니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산뜻한 아침식사

아침. 미남 사장님이 직접 아침을 차려준다. 오늘의 메뉴는 블루베리 크림치즈 베이글과 딸기 샐러드.


함께 식사를 하다보니 다른 방 손님들과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흐른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여행자에게 추천하고 싶었던 아침식사.

다음에 또 만나요

한옥 스테이를 다시 찾을 생각이 있냐고 묻는다면 100% 그렇다고 하겠다. 일상의 소음에 지쳤을 때, 재충전이 필요하지만 어딘가로 떠나기엔 의욕이 나지 않을 때 도심 속 조용한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으로서 추천한다. 결국 여행이란, 장소이기보다는 공간이니까.